오는 9월 출범하는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위원회가 제대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25일 "5·18의 진실을 왜곡하는데 근무 경력이 있는 국방부 차관 사퇴와 피해 사례 등을 수집하는 사전신고센터 설치, 광주대책이 조속 구성"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이날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화운동기록관 7층 세미나실에서는 '5·18진상규명, 완성품 조사에 이르려면'이라는 주제로 광주정신포럼이 열렸다.
주제발표에 나선 염규홍 전북도교육청 인권옹호관은 "이번이 5·18의 진실을 밝히는데 마지막 기회이다"며 "그렇기 때문에 가해자인 국방부는 이번 조사에서 빠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 국방부 차관도 과거에 5·18의 진실을 왜곡하는데 앞장선 기구에 근무한 경력이 드러났다"며 "정부가 진상규명 의지를 보이기 위해서는 국방부 차관은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사퇴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원들이 임명된다면 위원들은 현 국방부 차관이 사퇴하기 전까지는 진상조사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에서는 본격 진상규명위 활동에 앞서 5·18의 진실을 알고 있는 당사자의 증언을 들을 수 있는 '사전신고센터' 등의 설치가 우선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염 인권옹호관은 "진상규명위가 출범하기 앞서 사전신고센터 등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며 "스스로 고백하는 자에 대해서는 사면 등의 법적 보호장치를 마련해 고백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며 "기간을 벗어나 조사에 의해 밝혀진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법으로 강하게 처벌할 수 있는 법적 보강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정준호 법무법인 평우 대표 변호사는 "사전신고센터는 위원회 구성 이전에도 위원장이 독자적으로 최소한의 인력을 두고 설치가 가능하다"며 "5·18단체 등에 신고사항 수집절차를 대행하는 방식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5·18진상규명위가 출범하기 앞서, 광주 현지 대책기구를 조속히 구성해 대처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오성수 광주매일신문 편집국장은 "지난 2월28일 임시국회에서 5·18진상규명 특별법이 통과되고 3월13일 국방부가 진상규명위를 9월 출범시키기 위해 '설립준비 TF'를 만들어 가동하고 있다"며 "광주가 38년 전처럼 국방부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서는 광주대책위를 서둘러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시행령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진상규명의 성패가 좌우되는 만큼 조사위원 구성 원칙과 전국의 5·18연구자들이 조사관 공모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광주대책위가 인력풀을 구성해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최용주 5·18 기념재단 비상임연구원은 "국가가 잘못된 과거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다"며 "진상 규명, 가해자 처벌, 피해자 명예회복(국가배상과 기념사업), 사회통합의 절차를 밟지 않고 단편적 쟁점과 형사법적 기준에 따라 임시방편으로 5·18 진상규명 작업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진상이 규명되기 전 노태우 정부에 의해 미봉책으로 피해 보상이 이뤄졌으며, 국회 청문회는 공식 보고서를 채택하지도 못한 채 끝나버렸다"며 "이번 진상조사위가 진실을 제대로 밝히기 위해서는 광주항쟁을 꾸준히 연구한 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 기록의 조작 실체를 낱낱이 밝히고, 청문회를 통해 5·18을 왜곡을 바로잡아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공동저자인 이재의씨는 "1997년 대법원 판결 이후 5·18을 왜곡하는 사건이 이어졌다"며 "청문회를 열어 왜곡 세력이 어떻게 민주질서를 파괴했는지 실상을 알려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도 조사권이 제한적으로 명시된 특별법 한계를 언급한 뒤, "제정될 시행령에서 민간 전문가가 대폭 조사위원으로 참여하도록 규정하고, 5·18 기록물을 다양하게 확보해 교차 분석으로 사실 관계를 명확히 가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이날 포럼에서는 ▲5·18 관련 검찰 수사 및 재판 기록 분석 ▲진상규명위 정원(증대) 합의안 마련 ▲위원장·위원·조사관 선임 시 철저한 검증 ▲조사관 근무 상한 연령 70대로 조정 ▲책임자 처벌보다 진실 규명 주력 등도 진상 규명 활동의 성패를 좌우할 의견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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