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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내기, 상부상조의 참뜻을 헤아려본다”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23년 05월 17일(수) 00:00
/장영재 농협 구례교육원 교수
신록이 푸르른 5월이다. 어느덧 모내기 시기가 되었다.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는 나지만, 남부지방은 5월 중순에서 5월 말경부터 모내기하고 중부지방은 6월 초순에서 중순 무렵 모내기해야 단위 면적당 생산량을 높이고 좋은 품질의 쌀을 수확할 수 있다.
벼농사에서 적기에 모내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벼농사 중심의 농경사회에서는 부족한 일손 문제 해결을 위해 상부상조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 두레와 같은 협동조직이 활성화되었다.
손 모내기 작업에 마을 공동체가 모두 참여하여 마을의 생존과 번영이 달린 중대한 작업을 마을 전체의 협동을 통해 슬기롭게 해결한 것이다.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상부상조 정신의 힘은 모내기라는 중대한 행사의 해결뿐만 아니라 마을 구성원들의 경조사를 함께하는 공동운명체로써 이해와 배려를 바탕으로 구성원 간 동질성이 충분히 유지되었음을 의미한다.
반면에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도시 생활에 편입된 현대 사회는 전통적인 상부상조 정신에 의한 협동보다는 이웃 간의 층간 소음, 벽간 소음, 주차 시비로 인한 극단적인 범죄마저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철저히 단절되고 고립된 관계 속에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인간은 물론 다른 생물 종과도 공생하는 인간을 뜻하는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의 정의마저 무색해졌으며, 한국 사회를 지탱해온 공동체 의식마저 소멸하기 일보 직전이다.
화폐로 환산할 수 없는 사회 구성원들의 협동과 상부상조 정신의 가치를 망각한 채 개인의 선택만을 존중하거나 현재의 행복만을 중시한다는 변질한 의미의 ‘욜로(YOLO)’추구는 구성원 간의 관계 단절, 출산 기피, 세대 간 갈등의 첨예화 등의 결과를 가져왔으며, 이타적인 행위의 동반으로 유지되어 온 한국 사회의 기본 골격이 무너져 가고 있다.
산업화라는 이름 아래 전통문화를 등한시해왔지만, 역설적이게도 농경사회를 지탱했던 상부상조의 정신이 현대 사회가 맹목적으로 추구해 온 문명의 이기와 화폐가치 중심 사고방식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채워줄 수 있는 대안이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의 균형적인 시각으로 끊임없는 기술의 발달과 함께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운동과 인식이 확산하면 개별화와 고립화로 인해 나타나는 현대 사회의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두레와 같은 슬기로운 사회적 경제가 현대의 한국형 협동조합의 모습으로 발전했듯이, 서로 돕는 상부상조의 건전한 가치관이 현대 사회의 단절된 관계로 대변되는 피폐한 삶의 대안으로 자리 잡도록 맹목적인 서구권의 개인 중심적 가치관 추구에서 벗어나 한국 사회만의 독특하고 고유한 사회성과 문화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사회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논의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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