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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20(목) 22:55
4년간 진상규명 대장정…5·18 종합보고서엔 어떤 내용이

권 일병 사망 사건, 광주고법 판결문 본문 삽입
전남 일원 무기고 습격 시간대도 오후로 확정
암매장 근거 보강 자료는 전원위 논의 속 삭제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24년 06월 10일(월) 00:00
향후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새로운 기준점이 될 국가기관의 종합보고서 심의가 마무리됐다. 종합보고서는 심의 과정에서 생긴 수정안을 반영한 완성본 최종 검토 등을 거쳐 이달 말까지 대정부 권고안과 함께 발표될 전망이다.
종합보고서는 기존 사건별 개별보고서 안에 미처 담아내지 못한 일부 근거들을 첨부하고 정돈하면서 논란이 됐던 부분들에 확정 결론을 내렸다. 다만 종합보고서가 내린 결론에도 불구하고 이미 개별보고서에 수록돼버린 논란된 내용을 뒤집을 수는 없다는 점은 분명한 한계로 남는다.

◆13일 전원위 열어 최종 검토 절차
9일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에 따르면, 조사위는 지난 6일 제132차 전원위원회를 열어 앞선 4년 동안 벌인 5·18 진상규명 조사 결과를 집대성한 종합보고서 내용 심의·의결 절차를 마무리지었다.
종합보고서는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순차 공개한 17개 개별보고서를 해체해 역사·중요도 별 역삼각형 순으로 정리했다. '5·18민주화운동의 진상규명 배경'부터 '국가에 대한 권고'까 내용이 초안 기준 8장(988쪽) 분량으로 정리됐다.
종합보고서와 함께 정리된 대정부 권고안에는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강조, 이를 위한 가칭 5·18민주화운동기념사업기본법 제정, 5·18 왜곡과 폄훼에 대한 사법적 조치 강화 등 내용이 담겼다.
조사위는 오는 13일 오후 제133차 전원위원회를 열어 초안 심의 당시 8장으로 분류된 종합보고서 목차를 7장으로 정리하는 절차, 종합보고서 수정본 점검 등 최종 검토를 진행한다. 전원위 검토를 마친 종합보고서는 이달 말 권고안과 함께 공개될 전망이다.

◆논란된 내용들 종합보고서서 정리 가닥
종합보고서는 대체로 앞서 발표된 개별보고서 내용을 따르되, 이에서 비롯된 논란을 정리하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권 모 11공수여단 일병의 5·18 당시 사망 경위와 광주 시위대의 전남지역 무기고 습격 시간대가 대표적이다.
종합보고서는 먼저 권 일병 사망 경위를 다룬 검시조서 등을 요약 기재하면서 당초 관련 개별보고서 속에 담기지 않았던 광주고법의 전두환 사자명예훼손 항소심 판결문을 본문에 싣기로 했다.
권 일병 사망 경위는 그간 광주 시민들의 장갑차에 치어 숨졌다는 신군부 측 주장과 계엄군 장갑차에 깔려 숨졌다는 진술이 뒤섞여왔다. 때문에 그간 신군부의 자위권 발동·대시민 집단 발포의 근거로 이용돼왔다.
반면 광주고법은 지난해 9월 14일 열린 항소심에서 '권 일병이 시위대 장갑차에 치어 숨졌다는 전두환 측 주장은 왜곡'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전원위는 권 일병 사망 경위가 해당 과제 '진상규명 불능' 결정 주요 원인인 만큼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광주 시위대의 전남 무기고 습격 시간은 오후로 정립됐다. 앞서 공개된 관련 개별보고서에는 1980년 5월 21일 오전 9시 50분 나주 남평지서 등 같은날 오전 시간대 무기 피탈 관련 기록이 담겼다. 이 기록들이 같은 날 오후 1시 벌어진 계엄군의 전남도청앞 집단 발포 이전 시민군 선제 무장 가능성을 시사, 신군부 자위권 발동설을 옹호할 수 있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조사위는 해당 기록들이 다른 객관적인 공적 기록과 불일치하고 조작된 자료인 '전남도경 상황일지'에 일부 근거하고 있으며 피탈 당시 근무하던 관계자 진술이 훗날 달라진 점을 주목했다.
이에 종합보고서에는 '전남 일원 무기고는 5월 21일 오후부터 5월 23일까지 피탈됐다'고 결론내면서 선제 무장설을 부정했다. 이 안건 표결 과정에서는 보수정당 추천 전원위원 3명이 반대 의사를 밝히며 퇴장, 6명이 찬성해 가결됐다.

◆근거 보강 시도, 뒤집히거나 변경되기도
모든 결론 보강 시도가 순탄하게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전원위 격론 끝에 초안 속 일부 내용이 삭제되거나 의미는 같지만 단어가 바뀌면서 강조 뜻이 다소 약해지기도 했다.
조사위는 당초 종합보고서 초안 4장 '민간인의 희생과 피해'에 계엄군이 당시 '육군내규 영현처리절차'를 지키지 않고 암매장을 자행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해당 규정을 첨부했다.
1979년 만들어진 규정에는 군 내 영현(사체) 수습 절차가 담겼다. 군은 규정에 따라 긴급상황에서 발생한 영현에 대해 인적확인과 후송·가매장 절차를 밟고 내부 보고해야 했다. 해당 절차는 민간인 사체에도 적용됐으며 이 경우 보건사회부에 이관하도록 명시됐다.
당초 관련 개별보고서에 포함돼있지 않던 해당 규정이 종합보고서에 첨부된 점에 대해 전원위원들이 반대 의사를 내비치면서 해당 내용은 최종 삭제됐다.
5·18 직후 광주시청 직원 조성갑씨가 발굴해낸 매장 희생자들 구분 명시도 일부 바뀌었다.
11공수여단에 의해 임의처형돼 암매장된 고(故) 채수길·양민석씨의 수습 분류는 초안 '암매장'에서 최종 '신고발굴'로 변경됐다.
이들이 계엄군에 의해 암매장됐다는 사실은 변함없지만 암매장된 경위보다 수습된 경위가 부각된다는 점에 전원위원 사이 격론이 있기도 했다.

◆"종합보고서, 마이너스에서 원점으로 돌아온 것"
발간을 앞둔 종합보고서가 개별보고서 발표 직후 불거졌던 '역사왜곡'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순 44주기 5·18민중항쟁기념행사집행위원장은 "종합보고서 속 일부 과제 결론이 우리가 익히 알고있던 내용으로 돌아온 것으로 안다"며 "다만 이는 개별보고서 발표로 마이너스된 평가가 종합보고서 정리 과정에서 원점으로 돌아온 것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미 개별보고서에 수록돼버린 논란된 내용을 뒤집을 수는 없겠다. 향후 발표되는 종합보고서를 면밀히 분석해 왜곡 소지가 발견될 경우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차종수 5·18기념재단 기록진실부장은 "첫째로 종합보고서 분석, 둘째로 개별보고서와 대조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결론이 원점으로 돌아온 만큼 후속 분석이 중요 작업이 될 것"이라며 "두 절차를 모두 거친 뒤 미흡하다고 판단된 부분에 대해서는 민간 차원 보고서 작성 절차 등에 착수해 완전한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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