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4일 치러지는 지방선거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광주·전남 시도교육감 선거전이 시도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진보교육 진영이 시도 교육감을 모두 석권했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들이 또 다시 수성할지는 현재로서는 예측불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의 경우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현 교육정책에 대한 불만이 지역사회로 확산되고 있으며,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은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아 재판결과에 따라 정치적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도교육감 선거 분위기는 광주·전남 양 지역이 판이하게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광주는 선거가 6개월여 앞두고 선거전이 일찍 점화돼 입후보 예정자들의 선거출마 선언과 출마기념회가 잇따르고 있는 반면 전남은 아직 특별한 움직임 없이 물밑에서 자찬타천으로 출마자들이 거론되고 있다.
◇광주시교육감

이번 선거도 진보와 보수대결로 가닥이 잡혀 가는 듯하다. 현 장휘국 시교육감과 반(反) 장휘국 전선이 형성되면서 선거전이 이미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진보진영은 내년 선거에 대표주자로 장 교육감을 내세울지 아니면 다른 후보를 낙점할지 아직은 결정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진영은 보수진영의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있어 대표주자 1명으로 선거전을 치를 경우 적은 표로도 수성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보수진영도 이 점에서는 비슷한 인식을 하고 있어 양 진영이 어떤 식으로 대표주자를 정리하는지도 선거전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장휘국 현 교육감의 재선 도전은 기정사실이다.
장 교육감은 ‘릴레이’ 교육가족 간담회를 열며 교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시민단체·종교계와 함께하는 학부모교육도 정례화해 자연스럽게 유권자와 접촉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전교조 출신인 광주시의회 윤봉근 의원과 정희곤 의원은 학력 하락·고교 강제 배정 등 장 교육감의 실정을 비판하며 반 장휘국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광주시의회 의장을 지낸 윤봉근 의원은 이미 민주당을 탈당하고 교육감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선거채비에 들어갔다.
윤 의원은 지난 2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큰 생각 열린 리더십’ 출판기념회를 통해 선거를 향한 광폭행보에 들어간 모양새다.
윤 의원은 ‘큰 생각 열린 리더십‘은 ‘교육은 희망입니다’라는 부제로 큰 생각과 열린 리더십으로 광주교육의 희망찬 미래를 열고 광주교육의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겠다는 강력하게 포부를 밝혀 참석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 교육의원 중 전교조 출신인 정희곤 의원도 내년도 광주시교육감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 의원은 최근 광주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광주교육에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며 교육현장의 절박한 요구와 시대적 소명을 외면할 수 없어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전교조 출신 후보군의 단일화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같은 진영에 속한 정 의원의 출마선언이 향후 선거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현재 전교조 광주지부와 일부 교육단체들이 장휘국 교육감에 대한 평가작업을 완료하고 후보단일화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고교배정, 학교교육력 등 장 교육감의 실정으로 지적받고 있는 정책을 줄기차게 지적하며 차기 교육감을 노리고 있다.
정 의원은 지역 교육계에 출마의지를 거듭 천명하기 위해 오는 12월 초 출판기념회를 가질 예정이다.
중도 교육감을 표방한 박인화 광주시의회 교육위원장도 선거에 대비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장단 회장을 역임하는 등 상당한 지지기반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 위원장도 조만간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김영수 광주교육발전연구소 이사장이 ‘광주 교육의 총체적 위기론’을 내세우며 내년 지방선거에 광주시교육감으로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영수 이사장은 지난 19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많은 지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의 광주 교육계는 특정 이념과 정치 논리가 팽배해 교육의 본질이 흔들리며 좌충우돌하고 있는 ‘위기의 학생, 위기의 교육’ 시대”라고 규정하고 “현장 교육자로 40여년을 몸담아온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자가 교육계를 이끌어가는 교육감 시대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2월 명예퇴직과 함께 출마를 선언한 박표진 전 광주시교육청 부교육감은 장 교육감과 페이스북 등을 통해 뜨거운 설전을 벌이며 인지도와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이외에도 김왕복 조선이공대 총장이나 양형일 전 국회의원 등도 차기 교육감 후보군으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전남도교육감
전남도교육감 선거 후보군은 물밑에 잠복해 있는 형국이다.
전남은 이미 선거전이 시작된 거나 다름없는 광주와 달리 상반된 분위기로 장만채 교육감의 최종 재판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장만채 현 교육감의 1심 선고 결과에 따라 선거판이 요동칠 것으로 봤지만 현재까지는 선고 이전과 비슷한 상황이다.
1심 선고가 당선 무효형으로 장 교육감에게는 치명적이었으나 항소심과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는 데다 장 교육감의 지지기반도 탄탄하다는 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법원마저 장 교육감의 당선무효형을 확정할 경우 ‘무주공산’이 되는 전남 선거판도 광주 못지않게 입지자들이 난립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반대로 당선무효형에서 형량이 낮춰지면 장 교육감의 재선 가도는 어느 때보다 공고히 될 수도 있다.
또 하나의 변수는 진보진영이 계속 장 교육감을 지지할 것이냐의 여부다.
지난 선거에서 장 교육감이 이들의 지원으로 당선됐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도 이들의 지지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 지역 진보계열 단체들이 재판결과에 실망을 표시하고 장 교육감을 비난하고 나선 것을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진보진영이 의외의 인물을 내세울 경우 장 교육감이 고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단 장 교육감은 재판결과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교육정책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
한때 도지사 출마설이 나오기도 했으나 정치자금법 관련 수사 이후 힘을 잃은 상태다.
장 교육감과 함께 출마설이 나도는 인물로는 김경택 동아인재대 총장, 신태학 전 여수교육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기획관리국장을 지낸 정현석 전남도립대 교수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차기 교육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민철·서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