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순천시 송광면에서 산불이 발생하며 지역 사회가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노관규 순천시장을 포함한 일행이 바이오산업 선진지 벤치마킹을 이유로 유럽 출장길에 올라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남도는 산불 방지를 위해 김영록 지사를 본부장으로 한 특별대책본부를 운영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선 상황이었다.
특히 순천시 직원들의 절반 가까이가 비상근무를 하고 있던 시점에서, 노 시장은 프랑스, 덴마크, 네덜란드 등 3개국을 4월 7일까지 방문할 계획으로 출장을 강행했다.
이에 대해 지역 사회에서는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도 산불 비상 상황에서의 해외 출장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전북 남원시의 최경식 시장은 스마트팜 벤치마킹을 위해 네덜란드와 벨기에로 떠날 예정이었으나, 산불 사태를 고려해 일정을 전격 취소하고 대신 일부 공무원들만 출장에 나섰다.
순천시는 부시장이 주재한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를 통해 노 시장의 출장을 승인했으나, 이러한 결정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순천시 관계자는 “연초부터 계획된 사업 추진 때문에 출장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산불은 송광면 월산리의 한 주택에서 시작돼 인근 산림으로 번졌으며, 약 0.7ha의 편백 숲이 피해를 입었다. 소방 당국과 순천시는 인력 130여 명과 헬기 6대를 동원해 약 1시간 45분 만에 진화에 성공했다. 다행히 주암댐과의 근접성 덕분에 빠른 대처가 가능했다.
이번 사건은 지자체장의 책임감과 위기 대응 능력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
산불과 같은 긴급 상황에서는 모든 행정력이 집중되어야 하며, 이를 외면한 채 해외로 떠나는 행보는 시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순천시의 이번 결정이 향후 유사한 사례에 대한 반면교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순천=조순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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