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시장이 광주시민을 대상으로 한 군공항 이전사업 설명회에서 전남도와 무안군을 연이어 비판하는 등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강 시장 발언 이후 전남도가 반박 성명서를 낸 데 이어 강 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서울 행사장에서 만나 얼굴까지 붉히는 등 시·도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어 군공항 이전사업이 안개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강 시장은 12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서구 주민 대상 민간공항 통합이전 설명회에서 "지난해 함평군에 군공항을 보내려 했으나 김영록 전남지사가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함평을 광주시장이 안하겠다고 하면 무안으로 통합시켜주겠다는 것이 전남도지사 약속이었고, 지난해 12월 나주에서 만나 합의했으나 진척이 없다"며 "무안군수가 한 번 만나준다고 해서 3자(광주시장, 전남지사, 무안군수)가 만났는데 그걸로 끝이었다. 두 시간 반 동안 밥만 먹고 맨둥맨둥 하다고 올라왔다"고 전남지사와 무안군수를 직격했다.
강 시장은 지난 9일 광산구청에서 열린 광주시민 대상 첫 토론회에서 전남도와 무안군을 비판한 이후 벌어진 일도 공개했다.
강 시장은 "엊그제 광산에서 도대체 김영록 지사가 아니라, 전남은 뭔 이야기를 하면 함흥차사라고 했더니 기분 나쁘다고 대변인 성명이 두 번 나왔다"며 "엊그제 서울에서 김영록 지사 우연히 만났는데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하다고 했다. 함흥차사는 맞죠라고 웃으면서 했다"고 말했다.
이날 강 시장은 웃으면서 김 지사와 대화했다고 했으나 지역 정치권에는 두 사람이 얼굴을 붉힌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시장은 "공항 문제는 올해 연말이 골든타임인데, 당초 김영록 지사는 올해는 하지 말고 내년 6월에 예비후보지를 하자고 했다"고도 공개했다.
강 시장은 무안군에 대해서도 발언 수위를 높였다.
그는 "국제공항, KTX, 도청 다 가져갔다. 좋은 것은 다 받고 군 공항은 안 받겠다고 하는 건 좀 양심불량이다"며 "올해 12월까지 여론조사를 세 번 해보려고 한다. 10월에 조사해보면 찬성이 더 높을거다"고 강경 반대 기조인 김산 무안 군수를 겨냥했다.
강 시장은 "일단 올해 연말까지 무안으로 가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며 "민주당에도 당론으로 채택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강 시장이 군공항 이전사업의 직접 파트너인 전남도와 무안군에 대한 강공을 연이어 이어가면서 사업이 좌초될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추석 연휴 전 3자 회동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갈등의 골만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전남도는 강 시장 발언 후 즉각 입장문을 내고 "도대체 광주시의 조치와 발표 내용을 보면 공항 이전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 여건을 조성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 붙인다고 무안 군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추석 연휴 후인 오는 19일 전남도청에서 광주지역 국회의원과 김영록 전남지사와의 군공항 이전 관련 간담회가 예정돼 있으나 원론적인 논의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다.
/김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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